몇년전 제주도 놀러간 사진을 정리하며 성산포에서 찍은 사진을 보다가 "그리운바다 성산포"라는 시를 알게 되었습니다.
시인 이생진은 1929년 충남 서산출생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김현승시인의 추천으로 등단을 했다는데 1978년 "그리운바다 성산포"를 쓰게 되었고 이로인해 제주도 명예도민증까지 받게 된 시인이랍니다
시를 찿아보다 "김미숙"이 낭송한 것을 듣게 되었는데 너무 가슴을 울리는 것 같아서 직접 만들어 보았습니다
지은이 : 그리운바다 성산포
낭송 : 김미숙살아서 고독했던 사람그 빈자리가 차갑다아무리 동백꽃이 불을 피워도살아서 가난했던 사람,그 빈자리가 차갑다나는 떼어놓을 수 없는 고독과 함께배에서 내리자 마자 방파제에 앉아 술을 마셨다해삼 한 토막에 소주 두 잔.이 죽일 놈의 고독은 취하지 않고나만 등대 밑에서 코를 골았다술에 취한 섬. 물을 베고 잔다파도가 흔들어도 그대로 잔다저 섬에서 한 달만 살자저 섬에서 한 달만 뜬눈으로 살자저 섬에서 한 달만그리움이 없어질 때까지성산포에서는 바다를 그릇에 담을 순 없지만뚫어진 구멍마다 바다가 생긴다성산포에서는 뚫어진 그 사람의허구에도 천연스럽게 바다가 생긴다성산포에서는 사람은 슬픔을 만들고바다는 슬픔을 삼킨다성산포에서는 사람이 슬픔을 노래하고바다가 그 슬픔을 듣는다성산포에서는 한사람도 죽는 일을 못 보겠다온종일 바다를 바라보던그 자세만이 아랫목에 눕고성산포에서는 한사람도 더 태어나는 일을 못 보겠다있는 것으로 족한 존재.모두 바다만을 보고 있는 고립바다는 마을 아이들의 손을 잡고한나절을 정신없이 놀았다아이들이 손을 놓고 돌아간 뒤바다는 멍하니 마을을 보고 있었다마을엔 빨래가 마르고,빈 집 개는 하품이 잦았다밀감나무엔 게으른 윤기가 흐르고저기 여인과 함께 탄 버스에는덜컹덜컹 세월이 흘렀다살아서 가난했던 사람,죽어서 실컷 먹으라고 보리밭에 묻었다살아서 술을 좋아했던 사람,죽어서 바다에 취하라고 섬 꼭대기에 묻었다살아서 그리웠던 사람,죽어서 찾아가라고 짚신 한 짝 놓아주었다365일 두고두고 보아도 성산포 하나 다 보지 못하는 눈60평생 두고두고 사랑해도 다 사랑하지 못하고또 기다리는 사람